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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윤선 윤정은 이해인 | From Body: Fracture and Transformation 몸으로부터: 균열과 변형 | 2026/04/10-04/30 |
균열과 변형
처음 예술의 세계에 들어와 누드에 관한 수업을 마주하면, 그저 피사체로 굳어 있는 모델이라는 인간 자체의 초라함을 볼 수 있다. 서거나 앉거나 등의 포즈라는 틀에 갇힌 무미건조함들을 바라보며 내 내면의 감성들만으로 그 마네킹을 덧씌우고 변형하는것이 주된 작업방식이었다.
하지만 진정한 모델의 몸짓과 호흡엔 자유로이 원반을 던지고, 벗었다는것이 부끄러움이 아닌 자부심으로 작용하던 과거 그리스 시절의 자유로움이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우리는 본래 갖고 있던 사고의 틀에서 한 발자국 나와 달라진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보고, 해석한다.
글. 고윤선, 윤정은, 이해인
작가 소개
고윤선 (@gogo_yunsun)
어렸을 때도 전 사람을 그리고 있었어요. 지금까지도 사람을 그리는 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업이죠. 단지 얼굴이나 몸을 그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성향, 기운, 느낌 그리고 그 주변의 관계들까지 상상하며 세계관을 만들고 또 확장하는 것이 제겐 즐거움이었습니다. 사람이란 홀로 존재하지만 홀로 살아갈 수는 없듯이 타인과 마주 선 그림자들에서 그 자신이 반사되어 비춰지는 것이고요. 어린 시절엔 상상으로 만들어가던 사람에 대한 이미지들을 이제는 누드 크로키에서 실체화시켜 그 존재들을 바라보고 이해하며 교감해 가고 있습니다. 그 기록들과 잔여물들을 작업으로, 작품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윤정은 (@pandajeong98)
저는 드로잉을 합니다. 경험을 토대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려보거나, 5분 남짓의 시간 안에 살면서 느낀 감정을 담습니다. 다섯 살 무렵, 물감이 묻은 엄지로 나뭇잎을 그려내자 어느새 커다란 나무가 서 있었습니다. 어쩌면 지금, 나무에 그림을 새기게 된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전시는 혼자 그리기보다, 상대와 호흡을 맞추며 함께 완성했습니다. 앞으로도 의미있는 숨을 내쉬는 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해인 (@neoul_tree)
그림이란 저에게 있어 끊임없이 변해 흐르는 세상의 일부기도, 이름조차 없는 모호하고 몽환적인 모든 것들이 이따금 자신의 기척을 흘려댈 때 그것을 저의 시선과 감각으로 기록하는 일입니다. 말로 표현하기도, 머리로 이해하기에도 여전히 어색한 저이지만 실체가 명확한 그 낯섬들과 마주할 때 저는 누구보다도 강한 확신으로 그들을 캔버스에 옮겨 담죠. 일정한 규칙이 없는 균열들.. 그 크레이터들의 틈새를 훑으며 흔적들이 지나간 발자취를 살피고 제게 담기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옮길 때 저만의 매력적인 작품들이 완성됩니다.